‘영구춘화 꼿밧디서 신선님광 어화둥둥!’..‘제21회 방선문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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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춘화 꼿밧디서 신선님광 어화둥둥!’..‘제21회 방선문 축제’
  • 김태홍
  • 승인 2024.04.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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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부터 28일까지 방선문 일대서’
문명숙 방선문축제위원장,“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밝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듯 지천에 참꽃들이 피어난 방선문에서 신명나는 잔치가 벌어진다.

제주시 오라동 방선문은 제주를 대표하는 10가지 절경인 ‘영주10경’ 중 영구춘화(瀛邱春花)로 불리는 명소로 오라동주민센터에서 남쪽으로 약 6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푸른 절벽이 깎아지른 듯 서있는 한천계곡의 방선문은 한라산 백록담 탐라계곡과 열안지 오름에서 흘려 내려오는 두 갈래 물줄기가 만나는 합곡지점으로 그 한 가운데 거대한 바위가 솟아 있고 가운데가 환히 뚫려 있어 마치 대문을 열어놓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이를 두고 예부터 '신선이 방문하는 문' 이라 하여 방선문(訪仙門) 이라 불렀다.

신선이 머무는 곳의 입구이니 그 경관의 신비롭고 빼어남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제주참꽃이라 불리는 진달래와 철쭉꽃이 절벽을 붉게 물들이고 있어 감탄이 절로 나올 만하다.

이처럼 방선문은 신선이 사는 영주산으로 통하는 관문으로 신선세계와 인간세계의 경계선쯤으로 보면 된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백록담에서는 매년 복날이면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는데 이때마다 한라산 산신은 방선문 밖 인간세계로 나와 선녀들이 하늘로 돌아갈 때까지 머물러 있어야만 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어느 복날 미처 방선문으로 내려오지 못한 한라산 산신이 선녀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고 말았고, 이에 격노한 옥황상제가 한라산 산신을 하얀 사슴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그 뒤 한라산 산신은 매년 복날이면 백록담에 올라가 슬피 울었다해 백록담(白鹿潭)이 유래한다는 전설이 남아있다.

방선문 일대는 한국 고전문학 중 해학소설의 백미이자 판소리 열두마당의 하나인 ‘배비장전’의 무대이기도 하다.

예부터 제주에 부임한 목사를 비롯한 관리뿐만 아니라 유배인까지 많은 인사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고, 방선문 곳곳에는 그들이 남긴 ‘訪仙門(방선문)’,‘登瀛丘(등영구)’등을 비롯해 50여개의 마애명이 남아있다.

축제 개막을 앞두고 방선문 곳곳에서는 춘풍에 성미 급한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제주시 오라동자연문화유산보전회(회장 양국남)가 주최하고, 오라동방선문축제위원회(위원장 문명숙)가 주관하는 ‘제21회 방선문 축제’가 4월 27일부터 28일까지 방선문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 스물한 번째를 맞이하는 방선문 축제는‘영구춘화 꼿밧디서 신선님광 어화둥둥!’을 주제로 무사안녕 행복기원제, 제주목사 행차 재연, 예술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주요행사 프로그램으로는 첫째 날 개막식 프로그램인 무사안녕 제주도민 행복기원제에서는 강병삼 제주시장이 초헌관 역할을 맡아 도민 모두의 무사안녕과 행복을 기원하고 격려하는 뜻깊은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부대행사로는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신선 찾아가는 길, 방선문 가는 시화전 예술거리 및 마애명 액자전시, 솔방울 소원달기, 신선·선녀 부채만들기 등 다양한 시민참여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방선문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한다.

문학백일장, 서예휘호, 신선선녀 그리기 3개 부문의 방선문 장원급제 공모전에서 선정된 30개 작품 시상식이 당일 현장에서 개최된다.

문명숙 방선문축제위원장
문명숙 방선문축제위원장

문명숙 방선문축제위원장은“천혜의 아름다움으로 선현들이 풍류를 즐기던 방선문을 널리 알리고,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과 풍류의 멋을 전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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