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베리오름(별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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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베리오름(별도봉)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2.1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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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36m 비고:101m 둘레:2,236m 면적:242,535㎡ 형태:원추형

 

베리오름

별칭: 별도봉(別刀峰).화북봉(禾北峰)

위치: 제주시 화북동 4,472번지

표고: 136m 비고:101m 둘레:2,236m 면적:242,535㎡ 형태:원추형 난이도:☆☆☆

 

 

명칭의 유래나 사연보다는 시민들의 산책 장소와 휴식처로 자리 잡은 고마운 화산체...

 

이 오름 명칭에 관하여 정확하게 전해지는 바는 없으나 벼랑(별)과 길목(도)을 뜻하는 정도가 근접한 풀이로 짐작이 된다. 한자로 별도봉(別刀峰)이라고 표기를 한 것과 관련해서는 주변에 포구가 있어서 떠나가는 사람 즉, 이별의 아픔과 슬픔의 정도가 칼로 베이는 만큼이라는 내용이 전해지기도 하지만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다.

현재는 대부분 별도봉으로 부르고 있으며 시내권이면서 해안과 밀접한 때문이지 베리오름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태이다. 반면에 마주한 오름의 명칭과 관련하여 사라봉 공원에 포함이 되면서 더불어 산책하고 즐기는 곳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이다.

사라봉공원 내의 별도봉과 사라봉은 각각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라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가 이뤄지는 곳인 셈이다. 동서로 마주한 봉우리는 장수산책로와 함께 사봉낙조의 명소로 자리매김을 한 곳이며 이 두 곳이 다 제주시 숨은 비경 31곳에 포함이 되었다.

또한 제주올레(18코스)가 연계되는 길목이기도 한데 이제쯤은 숨은 비경이라기보다는 너무 많이 알려진 명소라는 것이 맞는 표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란히 이어지는 사라봉이 석양과 노을을 감상하는 사봉낙조의 터전이라면 별도봉은 여명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봉우리를 지니고 있다.

또한 두 오름 사이에는 알(새끼)오름이 있는데 낮게 이어지는 기슭과 능선을 따라 두 봉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라봉 공원에 포함이 되면서 장수산책로가 만들어졌고 산 체의 둘레를 따라 걷는 동안 해안도 전망할 수 있으며 애기 업은 돌과 하트 섬 등 볼거리들도 볼 수 있다.

제주시에서 산책과 운동을 겸하는 장소로 오름을 포함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그 자체로도 참 좋은 일이다. 저마다 주거지역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하면 되므로 이동성에 따르는 큰 불편함도 없다. 신제주의 경우는 걸쭉한 한라수목원(광이오름)이 있고 제주시 경우는 도들오름(도두봉)과 베리오름(별도봉)이 대표적인 장소이다.

특히나 도두봉과 별도봉은 해안을 끼고 있어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고 날씨에 따라서 시각적 효과도 얻게 된다. 별도봉은 사라봉공원 내의 입지와 인기를 이어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으며 안전성은 물론이고 접근성이 수월하여 여러 갈래의 산책로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루함이나 식상함도 좀처럼 느끼지 않는다.

 

전망과 산책을 겸하면서 역사적, 문화적인 면을 포함하는 전반적인 구성이기에 한층 매력을 느끼게 한다. 가파른 경사를 이룬 해안 쪽은 오래전에 자살바위라고 부른 적도 있었고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서 많은 왕래가 없었지만 이미 오래전에 산책로가 편하게 구성이 되면서 반전이 이뤄졌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여행객의 입장에서도 제주 공항이 멀지 않은 만큼 여행의 시작이나 마무리 시점에서 멀리 가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나 항공 시간 등과 더불어 잠시 짬이 될 때 이곳을 찾으면 좋다. 전 사면을 따라 소나무와 삼나무가 식재되어 잘 자라고 있으며 남쪽과 동쪽의 일부는 풀과 잡초들이 자라면서 숲을 이루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베리오름 탐방기-

사라봉과 더불어 별도봉의 출입지는 여러 곳이다. 딱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사라봉 공원 입구의 차량 진입할 수 있는 끝 지점 어귀의 진입로를 선택하는 것이 무난한 편이다. 아니면 걸어서 안쪽으로 더 들어간 다음 사라봉과 별도봉 양방향 입구를 선택하고 이곳으로 나와도 좋다.

초입을 지나고 얼마 후 베리오름의 남쪽 사면이 나타나는데 낮게 보이지만 100여 m의 비고(高)이며 오름으로서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지나는 동안 몇 개의 진지동굴을 만나게 되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군들이 제주민들을 강제로 동원 시켜서 파 놓은 것들이다.

지금의 동굴 입구는 하나같이 봉쇄를 해서 안쪽을 볼 수는 없으며 역사의 세월 속에 그 잔해로 남아 있을 뿐이다. 화창한 가을 날씨이기에 걷는 느낌도 좋아서 마주한 하늘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걸쳐졌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은 해안과 숲을 지나왔기에 애써 거친 호흡을 통하여 실컷 마셔댔는데 가슴속 깊은 곳까지 시원하고 상쾌한 맛을 느끼게 해줬다. 화북동 비석거리를 경유하여 다시 숲을 지나게 되면 해안가와 베리오름 능선이 나오는데 제주올레(18코스)가 지나는 길목이며 오름과 산책로의 갈림길이다. 산책과 탐방을 함께 즐기려면 해안 옆을 지난 후 다시 만남의 광장에서 오름으로 가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일찍이 식재한 동백나무들이 오솔길 옆을 사열하듯 늘어선 곳을 지나면 애기 업은 돌을 만나게 된다. 형체를 두고서 엄마가 애기를 업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기암인데 가을의 중심이라 그런지 모습을 그려보기 보다는 송악 등 넝쿨이 바위를 감싸 안고 있는 모습이 더 이채롭게 느껴졌다. 오름의 북쪽은 깎아지는 벼랑으로 이뤄졌고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나 근년에 들어서 안전하게 구성이 되었다.

과거에는 별도봉 해안 쪽의 천인단애가 이뤄진 곳에 속칭 자살바위라고 부르는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산책로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방어목이 운치 있게 보인다. 너무 아름답고 분위기 있게 구성이 된 해안길인지라 휘파람 길이라 부를만 한데 그 이유는 이곳을 지나는 동안 휘파람을 불거나 콧노래를 부르며 지나야 어울 릴만 하다는 뜻이다.

 

곡선형으로 휘어진 곳을 지나면서는 하트 섬이 보이는데 썰물 때에 더 잘 드러나는 하트 모양의 작은 바위섬이다. 겨우내 물새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며 오랜 세월 화장실로 이용이 된 때문에 일부는 하얗게 변한 모습도 확인이 된다. 소나무가 숲을 이룬 곳에서 일부 붉게 물든 모습이 보였는데 철없는 가을 단풍이면 좋으련만 재선충으로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나무들이었다.

솔수염 하늘소의 만행이 이어지면서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깊은 숲을 이룬 쪽인 만큼 잘 대처가 되기를 기원했다. 숲이 우거진 옆을 거슬러 나오면 광장으로 이어지는데 그전에 옆쪽의 영등굿 터를 만나게 된다. 해마다 음력 2월이면 제주의 곳곳에서 영등굿을 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굿이 칠머리당 영등굿이며 국가 지정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풍어와 풍년을 기원하는 하나의 무속신앙이며 세시풍속 중 하나이다. 마무리 순서로 이제 베리오름의 정상으로 향할 차례이다. 워밍업이라 하기에는 너무 좋은 입지를 만나고 지나온 탓에 잠시 오름으로 향하는 경사를 따르지만 별 어려움이 없다. 그러면서도 진행 과정에서 한두 번 고개를 넘는 동안은 주변 풍경이 워낙 좋아서 도착까지의 시간이 오히려 짧게 느껴질 정도이다.

정상에는 경방 초소가 있으며 휴식과 전망을 겸할 수 있는 의자도 놓여 있다. 새벽에 이곳에 오르면 동쪽에서 붉게 물들어 오는 여명을 만날 수가 있는데 베리의 정상부가 넓지는 않지만 사방을 전망할 수가 있으며 특히 항구와 바다 쪽은 흔하게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동부권의 원당봉을 비롯하여 한라산과 오름 군락도 사정권 안에 들어오고 전망을 하는 동안 시원한 해풍이 불어와 기분을 추슬러 주기도 한다. 맞은편으로 사라봉과 정상의 정자가 보이는데 형제처럼 나란히 마주하는 이들은 서로를 필요로 하기에 나 잘나고 너 못나고를 거론하지 않는다. 하루의 시작이 별도봉이면 하루의 마무리는 사라봉의 몫이다. 그러기에 둘은 떨어졌지만 하나가 되어 더욱 빛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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