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동 청보리축제장...황금들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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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동 청보리축제장...황금들녘 장관”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5.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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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확 후 9월 중순부터 추석연휴기간까지 메밀밭 개방’

 
 
한라산 자락 오름 인근 25만평 광활한 지역을 덮고 있던 청보리가 지금은 무르익어 황금빛 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오라동 한울누리공원 인근에 조성된 청보리 밭에는 5월초 파란물결이 출렁거리던 청보리가 현재는 황금들녘으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본지가 29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오라동 산 132번지 25여만 평 일대에 조성된 청보리밭에서 출렁이는 보리밭사이로 연인과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보리축제 장소는 한울누리공원 인근에 조성된 곳으로, 지난해 가을철에는 메밀꽃으로 이미 유명세를 탄 곳이다.

 
무더위를 날려주는 미숫가루
청보리축제장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특히 청보리밭 한 바퀴를 둘러본 후 시원한 미숫가루 한 모금 마시면 무더위는 싹 날아갔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문성욱씨는 “청보리 수확 후에는 메밀을 파종해 9월 중순부터 10월 추석 연휴까지 개방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는 무료로 개방했지만 성인 2천원, 어린이는 1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편의시설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씨는 “메밀밭 개방 시에는 메밀묵, 빙떡, 매밀 가루, 매밀쌀 등을 판매할 것”이라면서 “가을철에도 이곳을 찾아 가을을 만끽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제기간은 9월 중순부터 10월 추석연휴기간까지 개방할 계획이라고 한다(문의=문성욱 010 7912 9999).

인근에는 메밀밭이 조성돼 있어 청보리와 장관을 연출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고구마를 캐고 난 후 그 밭에 보리를 파종해 이듬해 봄에 추수를 했다. 보리를 파종하는 일은 일일이 손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라서 온 식구들이 나가서 땀을 흘려야 했다.

제주의 보리는 크게 쌀보리와 맥주맥 보리로 나누어진다. 쌀보리는 모양이 둥글둥글하며, 맥주보리는 길쭉길쭉해서 눈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쌀보리는 식구들의 식사용으로 많이 사용됐으며, 맥주맥 보리는 맥주를 만드는 원료로 농협에서 공동수매 했다.

보리파종은 대체적으로 고구마를 캐고 난 밭에서 이뤄졌으며, 보리 파종은 일일이 손으로 거름과 씨앗을 함께 섞어 소나 말이 밭을 일구면 사람이 한고랑 차근차근 어깨에다 채(삼태기)를 메고 뿌렸다.

 
 
이렇게 뿌린 씨앗을 모두 한꺼번에 덮어 두려면 설피를 이용해 흙으로 씨앗을 덮어두거나 소나 말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덜기도 했다.

보리는 보통 음력 10월말을 전후로 파종을 마무리 한다. 이렇게 보리를 파종하고 나면 참새들이 반갑다고 노래 부르며 온 동네 친구들은 물론, 멀리 있는 가족, 친구들까지 불러댄다. 이는 추운겨울이면 새들도 먹이가 모자라기 때문에 보리 파종한 밭으로 많이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농부들은 씨앗을 참새가 먹어버릴 것을 예상, 많이 뿌리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허수아비도 세워보고, 깡통도 메달아보고, 대나무에 봉다리(봉지)도 펄럭여 보기도 했다.

그래도 참새나 들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인을 비웃듯 씨앗을 모두 주워 먹어 버린다. 화가 난 농부들은 최후의 카드를 들고 극약 처방을 내리게 된다. 극약처방이란 참새나 들쥐가 좋아하는 보리에 농약을 섞어 뿌려두는 거다.

 
 
참새와 들쥐들은 깜~쪽같이 속아서 보리인줄 알고 주워 먹었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옛말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참새가 방앗간은 그냥 못 지나가지만, 우리 농부들 역시 한 해 농사를 망칠 순 없는 일이었다.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식량을 먹고 돈을 쓰다보면 ‘고사리장마’가 시작되면서 보리 수확하는 시기까지 얕은 장마가 계속 된다. 이때쯤 되면 작년에 수확해서 남겨둔 식량도 모두 떨어져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농가로선 정말 어려운 시기였다.

보리수확이 빨리 하고 수매를 해야만 첫 수입이 들어오게 되는데 여물지 않은 보리를 수확할 수는 없었다. 한해 중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여서 흔히 ‘보릿고개‘라 했다.

산 입에 거미집을 칠 수는 없으니 이것저것 먹을 수 있는 것을 구해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기고 드디어 보리 수확을 하게 되면, 우선 다음해 5월 다시 수확을 할 때 까지 보릿고개를 견뎌낼 양식을 먼저 비축해야 한다.

나머지는 농협을 통해서 공동구매로 판매를 하게 된다. 공판하는 날이 미리 지정되면 농부들은 한 해 동안 농사지은 곡식이 가장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보리 건조에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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