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덕정 광장, 일방통행식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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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덕정 광장, 일방통행식 시대는 끝났다”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2.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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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들, ‘원도심 말살과 죽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지적

 
관덕정 광장 복원사업 토론회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23일 오후 2시 삼도2동 주민센터에서는 ‘관덕정 광장 및 서문 복원에 대한 주민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는 지역상인인 하성엽씨의 주제발표, 주민 이병호씨, 제주국제대학교 고병련 교수, 상인 고봉수씨 등의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하성엽씨는 주제발표에서 “행정 주도의 일방적인 사업계획에 반대한다”며 “현재 계획 중인 도시재생사업 계획(안)을 살펴보면 일부단체 등만 모아서 의견을 수렴한 것을 마치 관덕정 인근 주민과 상인 의견을 수렴한 것처럼 자료화 해 놨다. 주민과 상인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대상 계획 설명이나 의견수렴은 전무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도시재생의 방향은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아닌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서 경제·문화·사회 등 다방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나 관덕정 광장 복원은 주민의견 수렴이나 설명 없이 행정편파적이고 행정주도적으로 이뤄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씨는 “지금의 계획대로 광장복원이 이뤄지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고 주요 도로였던 관덕로가 관광객·방문객 유입이라는 미명하에 없어지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병호씨는 “수백억원을 투입한 탐라문화광장도 있는데, 그 많은 광장을 놔두고 또 광장을 만드냐”면서 “제주도는 상향식 도시재생이라고 주장하지만 하향식도 이런 하향식이 없을 것”이라며 “원도심 말살과 죽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병련 국제대 교수는 “차 없는 거리 성공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최우선 돼야 하며, 주민동의 없는 차 없는 거리는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지금 도정이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그런 시대가 지났다. 주민들과 충분히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 교수는 “관덕로를 막아버리면 병문천 복개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곳은 언젠가 하천으로 돌려줘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대전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부산 동천로 등 타 지역 차 없는 거리의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그냥 성공한 게 아니다. 수년간 끈질긴 주민설득을 통해 합의하에 실행한 결과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봉수씨는 “세금 관련 문자는 꼬박꼬박 보내면서 주민들에게 관련 내용 보내주고 일정도 알려줘야 하는데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서 “차 없는 거리 자체에 대해 일부는 동의하지만 그렇다면 주민불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씨는 “행정은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거부감이 많다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민씨(전 제주도의회 자문위원)는 “최근 도시재생센터가 설립됐는데, 앞으로 굉장히 바빠질 것”이라며 “훌륭한 전문가라 할지라도 지역주민보다는 그 동네에 대해 모르는 만큼 도시재생센터가 원도심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모이는지 연구하고, 제주도를 설득해 탐라문화광장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지난 15일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 전략 계획 및 활성화 계획안’을 심사 보류했다.

관덕정광장 복원 및 주민정주환경개선사업 등 2.92㎢ 면적 15개 마중물사업에 200억원이 집중 투자된다. 서문로터리에서 중앙로터리까지 500m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는 내용의 관덕정광장 복원사업 등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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