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배출제,"시민이 실험실 개구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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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배출제,"시민이 실험실 개구리냐"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1.1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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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분노모임, 13일 시청 인근 클린하우스에 대량의 플라스틱류 배출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폐지’ 촉구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반대하는 모임인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은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폐지를 촉구했다.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대표 고성환)’은 13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인근 클린하우스에서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관련 ‘도민저항의 날’을 선포했다.

이들은 이날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당장 폐기하라며, 금요일 배출품목인 대량의 PET병 등 플라스틱류 등을 클린하우스에 배출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클린하우스 청결지킴이들이 넘쳐나는 쓰레기들을 정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이들은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시의 행정 편의적이며 실적주의 전시행정에 의해 강행되고 있는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은 일반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작고 소심한 몸짓을 통해 마음속에 품은 분노의 일부를 표출하고 한다”며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폐지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제주에 살고 있으며,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주의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충분히 일고 있다”면서 “섬이란 제한된 공간에서 보존가치가 높고 중요한 관광자원인 자연환경을 지켜야 하는 제주에 불어나는 인구와 늘어가는 관광객 그리고 건축 붐으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는 점점 더 많아지고 매립장은 이미 포화 상태가 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두하수처리장의 용량 초과로 시커먼 오염수가가 청정 제주 바다를 오염시킨 것 역시 이미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고, 다른 지역의 간이펌프장도 수용 한계를 넘어선 오폐수를 그냥 바다로 흘러 보내고 있다는 것도 다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민들 역시 환경 문제와 더불어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에 충분히 공감하며, 해결에 동참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러한 문제점에 전문성을 갖추고 올바른 진단을 통해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아야할 행정이 성식에서 벗어난 돌팔이 같은 처방으로 시민들의 분노만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경실 제주시장은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라는 급조된 정책을 시행하며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그 말을 들은 많은 시민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시민들은 의식이 뒤쳐져 행정의 계도를 받아야할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쓰레기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질 때까지 도정, 시정은 무엇을 했는가”라며 “원희룡 지사는 지난 임기 2년 반 동안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그동안 무엇을 하다가 이제 와서 시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안기고 미루는 것이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시민들을 만만히 보고 본질을 벗어나 지엽말단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정에 시민들은 분노할 뿐만 아니라 행정과 그 수반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됐다”며 “일단 시행하며 조금씩 개선해 나간다는 방법에도 동의할 수 없다. '시민이 실험실 개구리냐'”고 비판했다.

이어 “지사와 시장은 오늘 저항 행동의 방법만 보고 오판하지 않길 바란다”며 “촛불이 되듯 일반 시민들의 마음에서 시작된 자발적 저항의 행동을 무시한다며 불씨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며 엄중히 경고했다.

이들은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당장 철회하라 ▲시민 모독 발언과 정책 추진으로 물의를 일으킨 고경실 시장은 공개 사죄하라 ▲제주도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근본적 원인 분석을 통한 합리적인 대책을 수립한 후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라고 촉구했다.

고성환 대표
고성환 대표는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로 시민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시장은 시민들에게 엄살을 부리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있어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제주도와 시는 쓰레기 인력을 줄이고, 예산을 깎고 도민들에게 고통을 강요하고, 시장은 시민들에게 ‘엄살떨지 말라’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고 시장이 지난달 모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관련해 시민들이 ‘엄살을 떨지 말라’고 한 것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고 시장은 지난달 30일 제주시청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최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엄살을 피운다’고 표현을 한 것은 보다 친근한 사이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 시장으로서 시민들에게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표현이었다”고 사과했다.

고 대표는 “저도 쓰레기를 집안에 쌓아 눴다가 오늘 배출하는 것”이라며 “집안에는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는데 쓰레기가 20% 줄어들었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어 그러면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오늘 ‘도민저항의 날’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대표는 “오늘 이 시간부로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가 폐지되지 않으면 도민저항 주간을 설정해 각 지역별로 도민들이 편하게 배출할 수 있도록 클린하우스 한곳을 지정해 배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또 “그래도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폐지가 안 된다면, 설 선물로 존경하는 원희룡 지사와 시장님댁에 쓰레기를 배달하는 방안도 추진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한다는 신 모 씨는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숙박 객들이 배출하는 걸 치우는데 굉장히 고통스럽다”며 “저희 집에 매일매일 열 명이 버린 걸 일주일에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분노하고,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이를 전환시키기 위해 매주 모임을 갖고 어떤 형태로 문제를 제기하고 저항하고 정책을 움직일 것인지에 대해 알리기 위해 ‘도민저항의 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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