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제사 잘 지내면 행복을..고내리 본향당
상태바
[향토문화]제사 잘 지내면 행복을..고내리 본향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7.01.10 0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에서 온 삼장수, 용왕국 말잿딸애기에 반해 돌아가지 않아..

 

고내리 본향당

위치 ; 고내리 마을 안 바닷가 스레트 건물

 

 

당집 안에는 本鄕之神位(본향지신위)라는 위패가 모셔져 있다.

본풀이는 다음과 같다.

고내 마을 본향 역사는 옛날에 제주도가 탐라국으로 있을 때 우마와 각종 생산물이 많이 풍성히 될 때 천자국(天子國=중국)에서 짐통정(김통정)장수를 켜겨서 탐라국을 돌아보라고 보내였는디 짐통정 장수가 와서 보니 우마와 생산이 잘 나니 그것을 욕심내어서 탐라국을 차지하려고 하니 천자국이선 짐통정 장수를 잡으려고 삼(三)장수를 보내었습니다.


천자국에서는 황서땅에 황서님, 을서땅에 을서님, 국서땅에 국서님 삼장수가 제주에 들어올 때에 짐통정이는 토성으로 만리를 둘러쳤습니다.

짐통정이는 삼장수를 피하려고 각백성에게 재 닷 되 비 한 자루를 받아서 재는 토성에 깔고 빗자루는 말꼬리에 매달아서 말을 타고 성 위를 달렸습니다. 성 위에는 재로 안개가 가득하니 삼장수는 짐작을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최후에는 삼장수가 토성까지 닥쳐왔습니다. 토성은 높으고 무쇠문을 잠가서 들어가지 못하니 어떤 한 여성(女性)의 말을 듣고 무쇠문에 석 달 열흘 백일간을 불미(풀무질)를 하니 무쇠문이 녹아졌습네다.

삼장수가 성 안에 들어갈 때 짐통정이 처는 임신을 하고 있었는데 짐통정이가 도망가면서 "내가 없으면 너도 죽는다. 내 손으로 없애야겠다." 하여 처를 발로 밟고 손으로 당겨 찢어 던져 두고 짐통정이는 무쇠 방석을 물마루 추자 곁에까지 던져 거기에 새의 몸으로 변화되어 그 무쇠 방석을 깔아앉았습네다.

그 뒤에 황서땅 황서님이 제비새가 되어 날아가서 짐통정이 머리 위에 앉고 을서땅에 을서님은 바당 새위가 되어서 그 무쇠 방석을 잡아당기고 국서땅에 국서님은 은장도를 받아들고 짐통정이 머리를 흔드는 순간에 짐통정 목에 비늘이 조금 들러져서 거기로 목을 베었습네다.


삼장수는 천자국 상관(上官)에 보고를 내여 두고 보니 고내봉 북쪽으로 보니까 용왕국 말잿딸애기 월궁녀 선녀가 있었습네다.

삼장수는 이 선녀에 미쳐서 고내 현 장소에 좌정하였습네다.

이 당 제일은 음력 정월 초하를날 팔월 보름날 일년에 일이기(一二期)로 두 번 제를 지냅네다.

잘 위해 드리면 행복을 주고 잘 위해 드리지 않으면 악화(惡化)를 주는 신당입네다.〕(제주도 무가본풀이사전 582∼583쪽 현대어로 고침)

 

이 본풀이는 역사적 사실과는 맞지 않는다.

김통정이 중국 장수라고 했고 중국에서 삼장수가 토벌하러 왔다고 했는데, 김통정은 고려시대 사람으로서 몽고군의 침입 때 항복하기를 거부하여 삼별초군을 이끌고 제주도에 들어왔으며 고려의 김방경 장군이 거느린 군대와의 싸움에서 패하여 전사하였다.

또, 김통정이 자기 아내를 죽였다는 것도 역사책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이다.


황서, 을서, 병서로 표현되는 세 장수는 여·몽연합군의 홍다구, 김방경, 흔도일 것이다.


그리고, 중국에서 온 삼장수가 용왕국 말잿딸애기에게 반해 돌아가지 않고 눌러앉았다는 이야기는 참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