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8월 17일 주민투표, 적극 참여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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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8월 17일 주민투표, 적극 참여바랍니다.
  • 강동균
  • 승인 2010.08.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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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균(강정마을회장)



 

강동균(강정마을회장)

강정마을 주민 여러분!

지난 3년반 동안 우리는 해군기지 문제로 인해 얼마나 많은 갈등과 반목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살아왔습니까.

그동안 한 가족처럼 지내왔던 동서녘집과 우알녘집이 갈라지고, 갑장과 친목이 깨어졌으며, 괸당과 친척이 찢어지고, 선배와 후배의 관계마저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길에서 만나면 반갑던 얼굴들끼리도 의견이 다르면 인사도 안하고 지나쳐야했고, 작은 물건을 하나 살 때도 평소에 가던 점방에 가질 못하고 멀리 돌아 같은 편 가게로 가야 했습니다.

이처럼 마을공동체가 철저하게 깨어지면서 우리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아오고 있습니다.

한 동네 한 골목에서 매일 마주치면서도 해군기지에 대한 입장이 다르면 철천지원수가 되어 살아야 했습니다.

이것이 어찌 사람 사는 마을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현 제주도정은 갈등해결을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마을의 해군기지문제가 해결되기 전엔 제주의 갈등문제가 해소될 수 없습니다.

지난 3년반 동안 우리 마을에서는 김태환 도정을 상대로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밀어붙이기식 행정뿐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현 우근민 도정은 지역주민의 의사를 무시하지 않고 최대한 반영하는 중재자의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강정마을회는 수많은 고심 끝에 해군기지문제 해법을 위한 제안서를 만들게 되었고, 지난 9일 마을 임시총회에서 이를 마을 주민투표에 붙여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이번 제안은 9월이 되면 해군에서 공사를 강행할 것이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해군기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물론 주민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이 제안이 만족스런 대안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강정마을이 반목과 갈등을 넘어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주민 여러분께서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셔서, 이 제안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표명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반대의 뜻을 갖고 계신 분들도 부디 주민투표에 참가하셔서 마을의 총의가 과연 무엇인지를 결정하게 해주십시오.

강정마을은 우리만이 아닌 조상들의 피땀흘려 일군 곳이며 사랑스런 후손들의 터전입니다.

우리 강정마을회 집행부는 주민투표에서 드러나는 주민총의에 따라 앞으로의 해군기지문제에 총력을 다하여 대처하여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주민 여러분들이 이번 주민투표에 더욱 관심을 가지시고 꼭 참여해 주십사 다시 한 번 간곡히 당부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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