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한라산 방향, 거슬러 흐르는 역수(逆水)..하귀1리 거스린물(거시린물) 용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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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한라산 방향, 거슬러 흐르는 역수(逆水)..하귀1리 거스린물(거시린물) 용천수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4.04.30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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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달이 전설에서 물혈을 끊어 버리려는 힘에 저항한 물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귀1리 거스린물(거시린물) 용천수

 

위치 ; 애월읍 하귀1리 306-1번지의 북쪽.

시대 ; 미상(고려시대 추정)

유형 ; 수리시설

하귀1리_거스린물 표석
하귀1리_거스린물(2002)

 

거시린물(거슨물, 거슬린물)은 고수동 해안가에서 솟아난다. 사람에 따라 거시른물, 거시린물, 거스른물, 거슬린물, 개시리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거스린물은 거스른(逆)+물(水)의 합성어이다.

이 산물은 바다쪽으로 흐르지 않고 한라산 방향으로 거슬러 흐르는 역수(逆水)이다. 고종달이 전설에서 물혈을 끊어 버리려는 힘에 저항한 물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제주의 용천수는 대부분 한라산에서 바다 방향으로 흐르지만 거스린물은 보통의 용천수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또한 세 곳에서 솟아나는 주변의 산물들과 상봉하여 서로 화합하는 물이라고 하여 마을에서는 신성시하고 있다.

신령스런 산물로 고수동 식수였으며, 예로부터 이 산물을 먹으면 장수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마을의 행사 때 제수로 사용한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병을 낫게 하는 약물(藥水)로 통한다. 이 물을 마시기 위해 인근 마을은 물론 중산간 마을에서도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거스린물은 주민들의 식수와 생활용수로 이용되는 것은 물론 무더운 여름철에는 온 동네 주민이 모이는 피서지로도 각광 받았다. 또 마을 아낙들이 모여 식사를 준비할 때는 수다를 떠는 사랑방으로,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로 주민들의 삶과 함께 했다.

이처럼 주민과 함께 한 거스린물은 상하수도 보급 등으로 이용이 줄면서 본래의 모습을 잃고 있다. 용출량이 급감하면서 이용자가 줄고 이로 인해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훼손까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중산간 난개발과 지하수의 무분별한 이용 등으로 인해 용천수 용출량이 급감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거스린물의 현재 상황은 용천수 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제주연구원이 지난 2016년 12월 제주도에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용천수 관리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거스린물은 역사문화, 접근성, 용출량, 수질, 주민 이용, 환경 등을 평가한 보전관리평가 점수는 20점 만점에 10점에 불과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질은 3점을 받아 보통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접근성과 용출량은 2점을 받는 데 그쳤다. 특히 역사문화와 주민 이용, 환경 등은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제주의소리 2018.08.24. 고병련 글)(제민일보 2018-07-24)

2007년에 봤을 때에는 시멘트 몰탈로 평평하게 만들어 안내판을 만들고 〈거시린물 ; 거시린물이라 함은 역수로 흐르는 용천수를 뜻하며 옛부터 이 물을 이용하면 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음. 서기 1975년 8월 25일 문원수 치수〉라는 글자를 새겨 놓았었다.

물통으로 가는 길을 적당히 큰 돌들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놓아 밀물 때에도 신발을 적시지 않아도 된다. 커다란 바위로 용천수 둘레를 막아 보호하고 있다. 안에는 오석에 〈하귀1리 거스린 물 : 애월읍 하귀1리 구 동귀리 속칭 고수동 해안가에 위치한 이 거스린 물이 특이하다.

하나는 서출동류하고, 또 하나는 동출서류하고 있다고 하여 신령하기로 유명한 이 물은 뭇 사람들에 의하여 이름이 거스러진 물이라 하며, 이 마을 문원수씨가 용천수 복원하는 데 자비 부담하여 1975년 8월 25일에 완공, 그 후 용천수 보전 사업으로 읍에서 지원을 받아 2010년 5월 31일자로 재복원되었음. 서기2010년 5월 31일〉라는 글을 새겨 바위에 접착시켜 놓았다.

거스린물로 가는 입구에도 같은 내용의 안내판을 세워 놓았다. 그런데 안내판이 있는 현장에는 북출남류(北出南流)하는 용출처 1곳이 보일 뿐이다.

거시린물의 동쪽에도 울타리를 둘러 정비한 용천수가 있는데 울타리 북쪽으로 배수로도 남아 있다. 이곳에서는 물이 동출서류한다.

이 물에는 이름을 나타낸 표석이 없어서 이 물과 합하여 거시린물이라고 부르는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두 용천수의 중간에도 작은 용천수가 하나 있는데 시멘트로 바닥을 마감한 흔적이 있다.

《작성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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