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마을과 트래킹코스 등 발전해야..“

기사승인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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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제주 오름의 새로운 역사 쓰고 있는 김승태 선생

 

 

“제주오름은 알고 오르면 1곳을 올라도 100가지를 보고, 모르고 오르면 100곳을 올라도 1가지밖에 보지 못한다”

제주인에게 오름의 의미는 무엇일까.

오름은 고향이며 오름은 어머니이며 오름은 우리가 영원히 그리워하며 지켜야할 마지막 남은 자산일지도 모른다.

지난 20여년(내년이면 20년째가 된다고 한다)간 제주도의 모든 오름을 오르고 그것도 모자라 매주 토요일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1천회 이상 올랐지만 지금도 오름을 찾는 이가 있다.

지난 2008년 ’제주의 오름368, 1-2권‘을 펴낸 김승태(67세) 선생이다.

윗글도 ‘제주의 오름’(김승태, 한동호 저) 1권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이 책은 당시 발간되자마자 오름에 대한 관심을 말하듯 초판 7천여권이 모두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이 책을 쓴 김승태 선생은 교사로 지내다 퇴직한 지 5년이 됐고, 아직도 그는 매주 토요일이면 동호인들과 함께 만나 여전히 오름을 찾고 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제주의 오름을 넘어, 이제 육지부의 유명한 모든 길을 다 걸어본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오름의 달인’(?) 또는 진짜 산을 사랑하는 산악인이기도 한 김승태 선생을 만나 그의 오름에 대한 사랑과 그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김승태 선생

-오름을 오른지 지난해 1천회가 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언제부터 오름을 오르게 시작하신 건지 계기가 있었는지요..

“교사로 일하면서 카풀로 출근을 했었는데 제주도에서 발간한 제주오름에 대한 보고서(제주도가 발간한 '제주의 오름')에서 당시 368개라고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한동호 강창성 선생 등 3명이 뭉쳐서 이들 오름을 모두 한번 다 올라보자고 해서 시작된 일이 계기가 됐지요. 1999년 4월부터 시작해 지난주 1070여회를 넘었고 지금도 매주 토요일 오름오르미들 모임에서 계속 오름탐방은 계속 하는 중입니다..곧 2천여회가 되는 날도 오겠지요..”

 

-오름 368개를 다 오르시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렸습니까..

“지난 1999년 4월23일 처음 오르기 시작한 후 매주 토요일마다 다니면서 5년 만에 제주오름을 모두 다 올랐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17년 4월에 1천회를 달성한 것입니다. 한라산국립공원은 당시 통제는 했지만 관리가 느슨해 오름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이 다녔고, 그때 저는 제주도지에 오름을 연재할 때라 묵시적으로 출입이 허용됐었지요. 그런 점이 기억에 남네요..”

 

-오름이 368개라고는 합니다만 그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주의 오름이 368개라는 것은 당시 제주도에서 용역을 받은 전문가들이 정리한 내용이고 오름을 다니다보면 20여개 정도는 틀림없이 오름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이 더 있습니다. 더욱이 오름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곳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들은 전문가가 아니어서 강력히 주장을 하지는 못합니다만..앞으로 또다른 연구를 통해 이에 대한 내용은 다시 정리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오름으로 볼 수 있는 곳이 20여개는 더 있다고 말한 김승태 선생

-오름으로 추가돼야 하는 지역이 또 있는지요..

”사실 오름에 대한 내용을 바꾸려면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충분한 대안을 갖지 않고는 전문가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겠지요. 당시 제주의 오름이란 연구보고서를 만들 때도 내용은 다소 부실하지만 항공사진 등을 통해 지역별로 오름에 대해 한라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보는 기준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오름에는 스코리아라고 하는 송이가 있어야 한다거나 분석구가 있어야 한다는 등 당시 그들이 정한 오름의 기준이 있었지요,. 하지만 추자도는 기생화산이 아니라 제외됐고 차귀도나 섭섬 등 오름이라고 할 수 있는 섬도 제외된 부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사실 성산일출봉도 섬이었고 지미봉도 다 섬이었지요. 제 고향이 종달리라 그곳에 바닷물이 들어오던 것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범섬 등 섬이 오름에서 제외된 건 아쉬운 부분이지요,

제 고향이기도 한 지미봉 지역은 방조제 공사를 해서 논밭을 만들었지만 그 이전에는 염전으로 사용됐던 곳이었습니다 얼마 전 제주도지에 이 지역 소금관련 사진을 보니 잘못된 사진이 나왔지요. 현재 물이 있는 곳은 소금밭이 아니고 당시 소금밭은 마을 안쪽에 있었지요. 그런 점은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건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오름사유지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오름이 사유지가 많다는 것은 앞으로 오름탐방 등 문제가 될 소지가 많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옛날 제주도에서 개인땅 등기를 시작한 것이 일제 강점기 때부터인데 당시 동네 유력자들이 오름을 자기땅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미봉 뒤쪽에도 아직까지 개인땅이 남아있거든요. 오름이 사유화되는 것을 막는 길은 도가 적극 매입을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오름과 마을과의 연계 등 오름관리에 대한 아쉬운 점은..

”오름은 지역별로 주민들이나 도의원들이 힘을 써서 지역 오름탐방로를 개설하고는 있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읍면지역별로 오름탐방로를 만들면서 왜 마을과 연계시키는 노력을 하지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지미봉만 해도 출입구가 3개고 둘레길까지 합하면 4개나 됩니다만 마을과는 연계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름을 오를 때는 그 마을역사도 공부하고 오름도 올라가는 그런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얼마전 오랜만에 한라생태숲에서 절물휴양림까지 걸어봤는데 이곳에 장생의 숲길은 뭐하려 만들었는지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관광과 연계시킨 것 같은데 그 효용 가치는 투자에 비해 매우 미미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숲은 관광과도 연관이 없고 숲길로 볼 수도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 인근의 새신오름에는 예전에 일제진지동굴을 연계한 탐방로를 개설했었는데 최근에 가 봤더니 황폐화돼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가 돼 버렸지요”.

 

   
김승태 선생은 대한민국 100대 명선을 다 오르고 지역별 대표적인 길을 걷는 중이다

 
 

-제주의 오름 중 특히 마음에 드는 오름이 있는지..

“사실 오름은 다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성산일출봉과 해가 뜨는 모습이 아름다운 지미봉과 다랑쉬오름은 좋은 오름이라고 봅니다.

서쪽으로는 노꼬메오름이나 금악오름도 괜찮고 송악산도 좋은 곳입니다..”

 

-마을과는 오름을 어떻게 연계시키는 것이 좋은지요..

“마을과 관계된 오름의 경우 숲길과 연결시켜 오름과 함께 마을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입니다.

성읍리 영주산은 성읍민속마을과 연계시키면 아주 좋은 관광코스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름 중 덩치가 가장 큰 오름은 군산입니다.

하지만 이곳도 예래동과 군산을 함께 트래킹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해서 가 봤지만 이 길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군산은 예래생태체험관과 연계시키면 아주 좋은 코스가 될 것이고 지미봉도 종달마을과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찾아보면 오름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지요.”

 

-제주올레가 세계적인 트래킹코스로 이름이 났습니다만..오름을 통한 관리방식이나 발전방안은 무엇인지요.

“오름을 독립체로 한 개만 오르도록 하지 말고 2-3개를 묶어서 오름트래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좋을 것입니다.

특히 새별오름의 경우 뒤편에 있는 이달오름과 이달촛대오름을 연계시키면 오름트래킹이 가능할 것입니다. 저희 동호회에서 몇 번 시도해 봤는데 다들 괜찮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현재 제주올레는 출발에서 종착이 반대라 트레킹 후 이동에 따른 문제점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오름-올레-숲-마을-문화’ 등을 연계한 원점회귀 코스로 변화시킨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제안을 해 봅니다.

사실 올레는 하루 종일 걸어야 해서 제주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걷지를 못하지요. 그래서 관광객들이 제주에 오면 ‘오름~올레~숲~마을~문화’ 등을 연계한 원점회귀 코스로 변화시켜 산행과 트래킹을 하도록 한다면 좋을 것입니다. 특히 제주의 숲과 마을 오름 그리고 관광지 등을 연결시킬 수 있는 제주의 여건이 좋다는 점에서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그의 오름산행은 아직도 매주 토요일마다 계속 되고 있다

 
 

-오름 외에 앞으로 다른 계획이 또 있는지요..

“저는 요즘 육지부 지자체의 유명한 길을 다 걸어보는 것을 목표로 걷고 있는 중입니다.

그동안 이미 여러 곳을 다녀 왔습니다. 이처럼 팔도강산은 저보다도 제주도 공무원들이 더 많이 가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지자체별 대표적인 길을 다 가보려고 하는데 이 길들을 걸어보면 제주올레와는 전혀 다르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제주도는 이정표도 약하고 안내판 등을 따라가는 것이 매우 불편하지만 육지부는 어떤 곳을 가더라도 이정표만 보고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제주에서도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화고등학교 출신이면서 세화고에 제직하셨고 또 이 학교에 역사관을 만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역사관은 어떤 의미인지..

“저는 세화고에만 10년이상 근무했습니다. 세화고 50년사와 65년사를 만들 때 직접 집필에 참여했었고 현 김근수 교장이 세화고역사관을 만들자고 해서 시작한 일입니다.

사실 학교에 대한 역사는 각 학교마다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제주도청이나 제주시 서귀포시청에도 역사관은 다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제주도의 경우 제주공항이나 제주항에 내려도 제주역사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울산이나 포항은 이런 준비가 정말 잘 되어 있었습니다

시티투어 버스의 경우도 시티투어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에게 버스에 타기전에 미리 울산과 포항의 역사를 먼저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제주도의 경우 자연사박물관 하나로는 부족합니다. 한눈에 딱 볼수 있는 그런 제주역사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제주도를 세계가 찾는다는 제주라고 말들은 하지만 제주에 와서 뭘 볼 것이며 어디에 가서 제주도의 참모습을 불수 있습니까.

이 제주역사관은 예산이 아니라 기업체의 협찬으로도 할 수 있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입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름오르미들의 오름  1천회 산행기를 소개했다

 

   
 

한편 지난 99년부터 시작된 오름오르미동호회(오름오르미들(회장 고현권))는 지난 2017년까지 1000회를 돌파했지만 지금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모여 오름탐방을 계속하는 중이다.

지미 김승태 선생은 지난 2014년에 그리움이 머무는 곳이라는 자전적 에세이(수상집)을 내놨고 제주의 오름 1-2권, 그리고 세화고 65년사 집필 등 그의 소요유의 삶을 전하는 글쓰기에도 게으름이 없다.

그는 그의 전 인생을 수록하다시피한 수상록(그리움이 머무는 곳)에서 “..새로 꾸리는 ‘인생의 배낭’ 속에는 육체.정신의 건강과 즐길 것과 낙 하나 이상을 꼭 담아내어 남은 인생을 아름답게 디자인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그 책에는 그가 지난 2002년 산림청이 산의 해를 맞아 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모두 오른 후 이에 대한 후기까지 소개하고 있다.

그의 도전이 어디까지일지..우리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다만 그는, “60여년의 세월, 되돌아보면 한바탕 꿈을 꾼 것 같은데 차근차근 헤아려보면 그 세월의 흐름속에는 늘 그리움이 점철된 것 같다. 그리움이 머물다 간 그 자리에는 무엇이 남아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김승태의 그리움이 머무는 곳에서)

   
 

고현준 기자 kohj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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